‘노인복지법’에 실버타운 정의 없어 천차만별
임대형이나 분양형 또는 도시형이나 전원형으로 구분
비용, 입지, 시설 등 입주 전에 따져봐야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요즘 50대는 함께 늙어가는 부모를 염두에 두고 노후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도 모른다. 고령사회인 한국이 초고령사회를 향해 달려가기 때문이다. 지금 추세라면 고령의 자녀가 더 고령의 부모를 돌보는 것이 흔한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을 게 분명하다. 

그래서 나이 들면 어떤 곳에서 살지 고민하게 된다. 지금은 예전처럼 자기 집에서 가족의 보살핌을 받으며 여생을 보내기 어려운 현실이다. 많은 노인이 실버타운이나 요양원 같은 노인주거시설에서 삶의 마지막을 보내다가 병원에서 숨을 거둔다. 형편이 닿는다면 제집처럼 편안한 곳을 선택하고 싶을 것이다. 

시중에는 다양한 콘셉트의 실버타운이 있다. (사진: Pixabay)
시중에는 다양한 콘셉트의 실버타운이 있다. (사진: Pixabay)

노인복지주택과 실버타운

“부모님이 실버타운에 들어가겠다고 하셔서 알아보고 있다. 두 분은 아직 건강하시지만 80대가 넘어가며 식사 준비와 청소 등 일상생활이 힘에 부친다고 느끼신 것 같다”

경기도 성남의 김강남(가명, 52세) 씨의 부모는 은퇴 후 용인의 전원주택에서 20년 정도 살았다. 하지만 고령으로 주택 관리 등이 어렵게 되자 자녀들은 아파트로 이주할 것을 권했다. 반면 김 씨의 부모는 실버타운 입주를 원했다. 

시중에 다양한 실버타운이 있었지만, 자료를 들여다보면 혼란스러웠다. 김강남 씨가 평소 생각한 실버타운이 아닐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천차만별의 시설들이 실버타운이라는 이름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사실, 노인복지시설 등을 명시한 <노인복지법>에는 ‘실버타운’으로 정의한 시설이 없기도 하다. 

다만 ‘노인주거복지시설’ 조항에 “노인에게 주거시설을 임대하여 주거의 편의·생활지도·상담 및 안전관리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을 노인복지주택으로 규정할 따름이다.

실버타운으로 홍보하는 노인주거시설을 살펴보면 대개 유료 양로시설 아니면 노인복지주택이다. 이 두 유형의 시설은 모두 <노인복지법>에 명시된 노인주거복지시설에 속한다. 입소 자격이 법으로 졍해져 있고 시설과 직원은 지방자치단체의 관리와 감독을 받는다. 따라서 법에 규정된 최소한의 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는 곳이다.

유료 양로시설은 일상에 필요한 여러 편의를 제공하며 모든 비용을 입소자가 부담하는 주거시설을 말한다. 반면 노인복지주택은 가구마다 독립된 주거시설을 임대하며 식사와 청소 등 가사 활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말한다. 시중에서 실버타운으로 홍보하는 곳들은 대개 이 두 유형 중 하나에 속한다.

실버타운은 노후 생활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주거시설이다. 따라서 노인 입주자가 생활하는 데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건축됐고 전용 식당, 세탁, 청소 등 일상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활동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물론 이 모든 비용은 입소자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때로는 임대가 아닌 분양형 실버타운도 볼 수 있는데 <노인복지법>에 명시된 노인복지주택이 아닌 경우다. 김강남 씨는 분양형의 경우 운영 방식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 씨는 “전문업체가 관리하는 실버타운이 있고 그냥 아파트 타입도 있는데, 한 실버타운은 일반 아파트와 다름없었다”며 “입주자 대표들이 관리하는데 비용 절감을 위해 식당 등 공동시설들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상생활 서비스 제공이 제한적이라면 실버타운 성격이 옅어지며 아파트와 다들 바 없게 된다. 노인들만 사는 아파트인 것이다. 

실버타운 비용 항목

실버타운 입주에는 목돈이 들어간다. 예상하지 못했던 추가 비용도 발생할 수 있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보증금과 월 생활비가 가장 큰 항목이다. 임대형 실버타운이라면 입주 보증금이, 분양형 실버타운이라면 구입비가 들어간다. 임대형은 일종의 전세, 분양형은 일종의 자가 구매라고 생각하면 된다. 

임대형은 전입신고 후 확정일자를 받으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보호받는다. 분양형은 잔금을 납부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면 본인 소유가 된다. 전세권 설정 등기나 보증금에 대한 보증보험 등의 안전장치도 마련할 수 있다.

생활비는 식비와 관리비를 포함한다. 아파트처럼 관리비가 부과된다. 여기에는 공동시설 관리 및 유지 비용, 직원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 때로는 청소 비용도 추가되기도 한다. 시설에 따라 저렴한 보증금이나 무보증금을 내세우며 입소 시 생활비 2년분 선납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식비가 생활비용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시설마다 ‘의무식’ 규정이 있다. 의무식은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최소한의 식비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시설마다 다르지만 매월 적게는 20식에서 많게는 90식까지 규정이 다르게 적용된다. 이는 식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지만 입주자의 규칙적 식사를 챙기려는 의도도 있다고 실버타운 측은 홍보한다.

이외에 추가 지출 비용도 있다. 공과금 등 개인이 쓴 비용은 별도다. 여기에는 상하수도 요금, 전기 요금, 급탕비, 전화비, 인터넷 사용료, 케이블TV 시청료 등이 있다. 피트니스센터나 사우나 등을 공동시설로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이용자만 비용을 부담하는 시설도 있다.

실버타운을 알아본다면

실버타운 선택할 때 가장 먼저 비용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따져봐야 할 중요한 점들은 또 있다. 실버타운의 입지와 입소자의 건강 상태다.

실버타운 관련 자료들을 보면 입지를 도시형과 전원형으로 나누는 것을 볼 수 있다. 도시의 장점과 전원의 장점을 모은 것이다. 반면 입지에 따른 단점도 있으니 입주자의 성향에 맞춰 따져보는 것이 좋다. 

실버타운 입주자들은 대개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이다. 2021년 건강보험 가입자 중 약 16.2 %를 차지하는 65세 이상이 진료비 지출의 43.4%를 차지한 것에서 보듯 노인들은 기저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형병원과 가까운 곳에 소재한 실버타운을 선택하면 응급상황에도 긴급히 대처할 수 있어서 안심될 것이다.

나이가 많아 일상생활이 어려워 실버타운을 선택하려 해도 고령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80세가 되면 퇴소해야 하는 시설이 있다. 

실버타운 입소 자격은 60세 이상이고, 대개 단독 취사 등 독립된 주거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어야 한다는 기준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런 기준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주관적일 수밖에 없어 퇴소 연령을 자체 규정으로 두게 된 것으로 보인다. 

김강남 씨는 “시설에 따라 60세 이상의 자녀와 함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있다. 고령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았다”며 “직접 다녀보니 실버타운은 천차만별로, 부모님이 결정하시더라도 자녀들이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터넷에 올라온 실버타운 자료가 많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것을 권했다. 특히 되도록 여러 곳과 비교하는 게 좋고 만약 입주 체험이 가능하다면 직접 머물러 보면 더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실버타운은 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고령사회가 더욱 심화되면 개인 능력이나 복지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초고령 노인들의 주거 환경이 사회 문제로 떠오를지도 모른다.

법적 노인 연령을 높여 노인복지 재정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복지의 사각지대에 살면서 빈곤층으로 늙어갈 노인들도 살피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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