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수혜기업' 씨젠, 진단 시약 툴 개발 진행 중
SK바이오사이언스, 국내 1호 백신 해외 진출 노력
치료제 개발하던 개발사들, 중단 선언도

[뉴스포스트=오진실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혜를 입었던 국내 바이오 업계가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에 따라 연이어 사업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다. 위드코로나 상황에서 진단키트, 치료제, 백신 등의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코로나19 관련 사업 외에 신성장동력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각 사 제공)
(사진=각 사 제공)

진단키트로 대박난 ‘씨젠’…이번엔 ‘진단 시약 개발 플랫폼’ 구상

23일 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올 3분기 매출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22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씨젠 측은 “코로나19 방역 정책 완화로 인한 진단 시약 수요 감소로 매출이 줄었다”라며 “영업익 적자전환은 코로나19 검사 감소로 활용도가 낮아진 미사용 재고에 681억원 충당금을 설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씨젠은 코로나19 대표 수혜기업이다. 코로나19가 국내 유입이 되기 전 천종윤 씨젠 대표는 즉지 진단키트 개발에 착수, 2주 만에 완성했다. 씨젠은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에 2주만에 긴급사용승인을 받고 본격 국내 공급에 들어갔다.

이어 미국을 시작으로 남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했다. 진단키트 매출 성장에 힘입어 씨젠의 전체 매출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9년 1219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1조1252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조3708원을 기록했다.

(사진=씨젠)
(사진=씨젠)

큰 호황을 맞았던 씨젠은 엔데믹에 들어서며 수출과 매출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회사 측은 포스트 코로나 대책으로 기존의 진단 시약 개발을 플랫폼 기반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우선 전 세계 바이오 전문가 누구나 씨젠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해 진단 시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툴’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해당 사업의 첫걸음으로 올해 100개의 진단시약 개발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비코로나 진단 시약 매출 비중 확대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씨젠은 지난 18일 이탈리아와 627억원 규모로의 코로나 진단키트 및 비코로나 연관 제품 공급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내년 1월부터 토스카나주 13개 공공병원에 코로나19 진단 시약과 함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성매개감염증(STI) 등의 진단 시약을 공급하게 된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중단했던 독감 백신 다시 생산…코로나 백신도 함께 간다

SK바이오사이언스(이하 SK바사)는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성공하며 우리나라를 전 세계 3번째 코로나19 백신 보유국으로 만들었다.

SK바사는 코로나19 관련 사업 진행을 투트랙으로 진행했다. 자체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이다.

지난 2020년 2월 신종 감염병에 적용할 수 있는 백신 제조 기술 플랫폼을 확보하며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 8월 임상 3상 진입 후 올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위탁생산 사업의 경우 지난 2020년 7월 아스트라제네카, 같은 해 8월 노바백스와 공급 협력 의향서를 체결하며 국내외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했다.

팬데믹 이후 2년간 SK바사 실적은 크게 증가했다. 2021년 누적 매출액은 9290억원, 영업이익 4742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에 따른 원액 및 완제 생산과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CDMO 계약에 따른 원액 생산이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3% 증가한 4509억원, 영업이익은 2227% 상승한 2539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으로 깜짝 실적을 일궈냈던 SK바사는 올해 백신으로 악재를 맞았다. 올 3분기 개별기준 매출액은 9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8% 줄었고, 영업이익은 214억원으로 78.7% 줄었다.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들며 백신 수요가 감소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카이코비원 접종 수 (사진=질병관리청)
스카이코비원 접종 수 (사진=질병관리청)

또한 자체 개발한 ‘스카이코비원’ 국내 접종률이 낮은 상황이다. 정부와 선구매 계약한 1000만 도즈 중 60만 도즈를 초도물량으로 공급했지만 지난 22일 기준 스카이코비원 누적 접종자 수는 3787명이다. 초도물량으로 풀린 백신의 유통기한은 내년 2월까지다. 

해외 진출도 원활하지 않다. SK바사는 중동과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백신 공급 확대를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목록(EUL) 등재를 신청했지만 아직 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SK바사는 백신 생산라인 재정비 및 스카이코비원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일시적으로 생산 중단했던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를 내년부터 재생산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스카이셀플루 재생산에 대한 질문에 “엔데믹을 향해가면서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SK바사는 스카이셀플루를 내년 하반기 독감 시즌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스카이코비원은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기술력을 앞세워 입지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스카이코비원은 유통 및 보관이 용이하다는 강점과 부스터샷 접종 시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는 특성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청소년 및 소아 임상을 통해 스카이코비원의 접종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 스카이코비원의 완제 생산 및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이날 사측은 “현재 스카이코비원은 낮은 접종률로 인해 초도물량 이후 추가 완제는 생산하지 않고 있다”며 “추후 정부 요청에 따라 생산 및 공급 재개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일부 언론에서 나온 '국산1호 코로나백신 생산 중단' 기사에 대한 해명이다. 사측은 해외 판매를 위한 글로벌 허가 절차는 계속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사진=동화약품)
(사진=동화약품)

치료제 개발은 멈춰졌다…“임상시험 진행 어려워”

한편 다수의 바이오 업체들이 뛰어들었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사업은 중도 포기자가 속출하고 있다. 종근당, 대웅제약, 동화제약 등이 ‘코로나 상황 급변’을 이유로 임상 중단을 발표했다.

종근당은 지난 7월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주’의 임상 3상 시험을 자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3월 코로나19 치료제 DWJ1248의 경증 및 중등증 환자 대상 국내 임상 2·3상 시험을 중단한 바 있다.

동화약품은 최근 3분기 보고서에 ‘DW2008’의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화약품은 코로나19가 유입된 후 기존에 천식치료제로 개발하던 천연물의약품 DW2008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해왔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임상시험 초기부터 어려웠던 중등증 환자모집이 엔데믹 분위기에서 더 어려워져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임상시험 중단을 결정했다”며 “정부 과제와 관련해서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신약개발사업단과 과제 중단을 논의한 결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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