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지난해 클라우드 PC 서비스로 한국에 상륙한 블레이드사의 ‘섀도우’가 오는 24일을 기점으로 한국 서비스를 종료한다. 섀도우는 프랑스 본사의 자금 사정으로 서버 공급업체에 임대료를 지불하지 못해 파산했는데, 이 여파로 글로벌 서비스도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PC 섀도우 실행 모습. 창 안에 컴퓨터가 들어가 있다. (캡쳐=섀도우 앱)
클라우드 PC 섀도우 실행 모습. 창 안에 컴퓨터가 들어가 있다. (캡쳐=섀도우 앱)

섀도우는 지난 2015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클라우스 PC 서비스로, 이용자들은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고사양 컴퓨터의 화면을 실시간으로 자신의 기기에 전송받아 사용할 수 있다. 기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말 그대로 ‘게임’만 구동해주기 때문에, PC 전체를 사용할 수 있는 섀도우만의 장점이 뚜렷했다. 섀도우는 짧은 시간 내 전세계 10만 명이 넘는 회원을 거느릴 정도로 성장했고, 지난해 말에는 아시아 최초로 우리나라에 상륙해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 7일 블레이드코리아는 급작스러운 서비스 종료 소식을 공지했다. 팀 섀도우는 “프랑스 본사의 인수합병 등의 변화 속에서 한국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나, 아쉽게도 한국의 장비를 당분간 철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2021년 5월 24일 이후에는 섀도우에 접속할 수 없게 된다”고 알렸다.

3월 파산 신청 후 인수합병…내실 다지기?

잘 나가던 섀도우가 주춤하게 된 것은 초기 인프라 투자 과정이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사용자를 유치하기 전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등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데, 최근 코로나19로 컴퓨터 자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원활한 인프라 구축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섀도우는 서버 공급업체인 2CRSi에 임대료 등 지불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 3월 프랑스 법원에서 법적 자금 회수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미국 섀도우 서비스도 2CRSi와의 서버 계약이 유지되지 않으면서 유저들의 서비스가 축소됐다. 섀도우 미국 서비스는 현재 기본 서비스(부스트 요금제)만 제공되고, 기존 상위 서비스(울트라, 인피니티 요금제)는 모두 구독 취소된 상태다.

현재 섀도우는 유럽 최대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호스팅 사업자인 OVHcloud가 인수한 상황이다. OVH의 최고경영자(CEO)인 옥타브 클라바(Octave Klaba)는 지난 8일 자신의 트위터에 섀도우의 새로운 데이터센터 구축을 알렸다.

섀도우를 인수한 OVH 최고경영자 옥타브 클라바(Octave Klaba)의 트윗. (캡쳐=트위터)
섀도우를 인수한 OVH 최고경영자 옥타브 클라바(Octave Klaba)의 트윗. (캡쳐=트위터)

클라바는 “최근 전자 부품의 부족은 모두에게 큰 도전”이라며 “고객 데이터는 현재의 데이터 센터에서 새로운 데이터 센터로 이전된다. 새로운 하드웨어를 주문한 뒤 진행상황을 공유할 것”이라고 전했다. 섀도우 프랑스에서는 기존 부스트 요금제는 물론 울트라, 인피니티 요금제까지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

국내 데이터센터 ‘완전철수’…기약 없는 기다림

결국 섀도우는 프랑스 본사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내실화’를 위해 국내 시장 철수라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카드 등 컴퓨터 자원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추가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것보다 내수 시장을 튼튼히 하려는 의도다. 섀도우는 분당에 위치한 KINX 데이터센터에서 국내 이용자에 서버를 공급하고 있었지만, 하드웨어 장비를 모두 프랑스로 회수할 계획이다.

12일 섀도우 측은 본지에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시장에서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재정 및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견고히 하는 것에 우선 집중하기로 결정했다”며 “많은 분들이 정식 출시를 기다리고 계셨는데 이런 소식을 전하게 되어 저희도 무척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추후 한국 서비스 재개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섀도우 측은 “지난 사전 체험 기간을 통해 서비스 및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한국 시장을 확인해보았다. 국내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평을 받으며 클라우드PC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도 “향후 한국에 섀도우를 재출시하는 것 또한 목표로 잡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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