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응선 논설고문
강응선 논설고문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강응선] 3년 전 현 정부가 출범할 때 역대 정부와 다르게 유난히도 법석을 떨었던 게 하나 있다. 그동안 고용정책을 맡았던 고용노동부나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의 기능과 역할이 엄연히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이 ‘일자리위원회’라는 기구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고 청와대 비서실 내에는 일자리 수석을 설치해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최우선순위로 삼겠다는 각오를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이다.

심지어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어 대통령이 매일 일자리 상황을 점검해 실적이 더디면 고용정책에 채찍을 가하겠다고 했다. 국민들로선 정말 정부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기에 정권 초에 엄청나게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셈이다.

지난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이러한 국민들의 기대가 허망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의 고용 상황을 한마디로 나타낼 수 있는 ‘취업자 숫자’와 ‘실업율’에서 최악의 성적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7월의 취업자 수는 작년 7월에 비해 27만 7천명이 감소한 2710만 6천명에 불과하다. 이런 감소세는 지난 3월 이후 5개월째 이어지고 있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로 나쁜 연속 감소 기록이다. 실업율은 4%로서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 현 정부 출범 때 3.4% 였던 게 오히려 4%로 늘어난 것이다. 그 사이 실업자 숫자 또한 95.8만 명에서 113.8만 명으로 늘어났다. 한마디로 어느 고용지표를 보아도 일자리 형편이 나아진 게 아니고 되레 나빠지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물론 이런 최악의 결과가 나타난 데에는 연초부터 발생한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와 그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축을 주된 이유로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현 고용 상황의 심각성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는 일이다. 코로나 만이 주된 이유였다면 적어도 2018년과 2019년의 고용 상황이 근본적으로 나아져야 했겠지만 결과는 그러하지 못했다. 추경 예산 등의 덕분에 임시직이나 고연령층의 일자리가 늘어난 적은 있지만 양질의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은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득주도성장론에 빠져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인상한 것부터 시작해 반강제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시장경제 원칙의 작동을 저해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있는 일자리마저 줄어들게 하는 수준 낮은 정책만 양산했으니 고용 상황이 악화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경제나 고용 상황은 나빠졌다가도 다시 좋아지고 하는 순환 현상을 보일 수 있다. 그러므로 어려운 고용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기 위해선 현 상황을 제대로 진단하고 올바른 처방을 만들어내는 정책당국자들의 능력이 전제돼야 한다. 현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팀에게 그런 기대를 걸 수 있다면 일자리 창출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고용 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면 그 기대는 접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취업자 수를 ‘전년 동기’ 대비가 아닌 ‘전월’ 대비로 보면 지난 5월 이후 3개월째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므로 현 고용 상황에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경제를 좀 이해하는 일반인들로서도 처음 듣는 희한한 논리일 것이다.

현재의 경제 및 고용 상황을 정상적인 기준으로 분석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강구해도 일자리가 늘어날지 말지 불투명한 게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그런데도 진단 자체가 어긋난다면 올바른 처방은 물론 좋은 결과는 물 건너간 꼴이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에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 게 정책당국자의 책무가 아닐까. 지금이라도 정상을 되찾기 바란다.

<프로필>

▲ 서울상대 졸업

▲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 석사

▲ 미국 하와이대 경제학 박사

▲ 제 16회 행정고시

▲ 경제기획원  정책조정국 조정 4과장

▲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실장MBN 해설위원

▲ 시장경제연구원장

▲ 고려대 초빙교수

▲ 서울사이버대 부총장

▲ 가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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