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백민 변호사 인터뷰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오해 多
개정안에 대한 오해...보완수사·이의신청 가능
개정안 통과로 선진 형사사법제도로 나아가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대한민국을 반으로 갈라놓았다. 수사는 경찰이 담당하고, 검찰이 기소하는 내용의 개정안에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물론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됐다. 보수 진영에서는 ‘검수완박’, 다른 진영에서는 ‘검찰개혁’ 극과 극의 이름으로 불린다. 거대 정당이 힘으로 밀어붙인 개정안은 비대해진 검찰 권력을 견제할 수 있을까. <뉴스포스트>는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과 쟁점을 분석하고자 한다.

대검찰청 후문.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대검찰청 후문.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검찰개혁은 민주당 정권의 오랜 숙제였다. 굴곡의 현대사를 겪으면서 비대해진 검찰 권력이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이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제기된 검찰개혁 움직임은 문재인 정부가 돼서야 가시화됐지만, 검찰의 저항은 거셌다. 검찰청과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들의 갈등은 임기 내내 언론 지면을 장식했다.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수사권은 경찰이, 기소권은 검찰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이 수사하는 분야는 경찰이 저지른 범죄 등 극히 일부만 남겨두고, 수사를 하더라도 해당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게 하는 이른바 ‘별건 수사’를 막는 게 목적이었다.

법안 처리를 강행했던 민주당은 엄청난 내상을 입었다. 정당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지난 6월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 패배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입법 과정에서 검찰의 수사 범위가 민주당이 제안한 기존안과 달리 경제·부패 범죄까지 늘어나면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표현도 무색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검수완박이 아니라 ‘검수덜박(검찰 수사권 덜 박탈)’이라는 표현도 나왔다.

하지만 기존 취지보다 후퇴한 법안임에도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 법무부의 반발은 거셌다. 올해 6월 말에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특히 법무부는 시행령을 통해 법안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검찰청 요직에 앉았던 검사들은 줄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갑론을박이 오가는 상황이지만,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적어도 오랫동안 잠들어있던 검찰개혁이란 과제를 현재진행형으로 바꿨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검찰개혁은 ‘이상’이 아닌 정책 ‘현안’이 됐다. <뉴스포스트>는 해당 법안에 또 다른 의의와 긍정적인 여파 등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센터 검찰·경찰개혁소위원회 간사인 백민 변호사를 통해 알아봤다. 백 변호사는 지난 19일 서면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답했다.

지난 4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운영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검찰의 수사권을 이양할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두고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논의하는 운영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4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운영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검찰의 수사권을 이양할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두고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논의하는 운영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위헌이라는 주장이 있다. 헌법이 규정한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검찰의 수사권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헌법상 검사의 영장청구권이 (직접) 수사권을 전제로 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공수처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하면서 ‘영장 신청권자를 검사로 한정한 것은 공익의 대표자이자 수사단계에서의 인권옹호 기관으로서의 지위’에서 비롯되고, ‘별도의 수사기관을 설치할지 여부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폭넓은 재량을 갖는다’라고 했다. 한 마디로 ‘헌법은 수사나 공소제기의 주체, 방법, 절차 등에 관해 직접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울러 1954년 우리 형사소송법을 제정할 때 검사 출신 고(故) 엄상섭 의원은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모두 하는 것은 검찰 파쇼를 우려할 일이라고 하면서 장래에는 2가지를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발언했다. 따라서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법 제정 당시부터 예정됐고, 헌법에 반하지 않는다.

-검찰청법 개정안으로 경찰 수사 오류 발생 시 검찰이 보완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지금이나 앞으로나 검찰은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 시정조치 요구, 재수사요청 등을 할 수 있다. 경찰의 수사에 오류가 있다면 검사가 기소를 안 할 것이다. 이것이 1차적 통제다. 직접 수사를 줄이면 검찰은 경찰의 수사 미진, 법리 오해 또는 인권 침해 여부를 감독하는 역할에 더 충실해질 것이다.

아울러 개정안은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지 않았다. 흑색선전(matador)이다. 2대 범죄(부패·경제범죄) 등에 대한 검찰 수사권이 남아 있다. 향후 수사 기관과 기소 기관을 분리하는 입법이 진행되더라도, 경찰이 송치한 사건은 기존처럼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게 될 거다. 물론 통상적으로는 경찰에 여죄 수사 등을 위한 보완수사 요구를 할 것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으로 고발인의 이의신청이 불가능해진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사회 비리 고발 움직임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비록 논란이 있지만, 고발인의 이의신청을 제한한 것은 고발권의 남용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는 세간의 이목을 끌기 위해 고발을 전문으로 하는 시민단체가 있다. 고발 사주 사건도 생겨났다.

피해자를 대리하는 ‘고소인’ 자격으로는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만일 피해자가 없는 사회 비리 고발인의 경우에는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하면, 검찰에 재수사를 요청하면 된다. 

고발사건의 경우에도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하면 관련 사건 기록을 모두 검찰에 송부하게 돼 있으니, 이때 검찰이 90일이라는 시간 내에 기록을 살펴봐서 문제가 있다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기존과 같다. 그래서 검사 출신 송기헌 의원도 “경찰 불송치에 불복한다면 검찰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의 방식으로 어필해 재수사 등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의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원래 민주당이 발의한 개정안 초안은 사법경찰관이 원칙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수사결과를 송치받은 검사는 공소제기 이전에 보완수사와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강제처분에 대한 법정 관여(영장청구)를 하는 정도로 개별 수사에 관여하는 것으로 구상됐다. 이로써 검사는 법률전문가이자 소추기관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게 될 것이 기대됐었다.

하지만 개정안은 수사·기소 분리의 대원칙이 정치적 계산에 의해 훼손되고, 과도기적으로 검찰에 2대 범죄 등 수사권을 남겨 우려를 낳았다. 그럼에도 이번 개정을 통해 수사-소추-재판의 분리 원칙이 확립된 선진 형사사법제도에 한 걸음 다가간 것, 검찰권 축소가 여·야의 합의된 방향임을 확인한 것에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도 검찰 개혁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검찰 개혁의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이번 개정안은 과도기적인 것이라 결국에는 수사 기관과 기소 기관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다른 나라를 보더라도 검찰만이 거악을 척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결합되었을 때 폐해도 많았다.

그동안 형사사법절차의 폐해로 지적된 검찰의 ▲ ‘제 식구 감싸기’ 식 수사 ▲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표적수사 ▲ 중요사건에 대한 선별적 수사력 배정 ▲ 민생 관련 수사의 소홀과 경찰에 대한 방임 ▲ 검찰 발 언론보도를 통한 피의사실 공표 등 검찰의 자의적인 수사를 배제하고, 법원의 관여와 법률가인 검사의 통제 하에 사법경찰관이 책임 수사를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또한 경찰이나 새로운 수사기구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수사 인력의 보강 및 재교육 진행, 검찰청 수사관의 이동 등이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검찰과 협력이 중요하다. 특수 분야의 전문 수사 인력, 수사의 노하우 등 유·무형의 수사자원이 제대로 인수인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가형벌권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고 형사사법체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국회가 만든 개정안을 무시하는 지금 정부에 대해 우려한다. 검찰개혁과 경찰개혁이 더 이상 정쟁의 대상이 되지 않고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 체제의 완성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회와 행정부, 검찰 외 수사기관 등 모든 국가기관이 협력해야 할 것이다.

※본 인터뷰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